
제주도는 육지 지방과 여러 면에서 독특한 점이 많은 섬이다. 자연 환경이 그렇고 또한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말(방언)이 그렇다. 이는 육지와 떨어져있는 지역적인 위치에 의해서 형성된 것으로 육지에서 온 사람들은 처음 듣는 제주 사람들의 높은 억양과 빠른 말소리에 놀라고 육지 말과는 전혀 다른 어휘와 어법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두 번 놀라게 된다. 이렇듯 제주도 지역의 말(방언)은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제주도는 ‘고어의 창고(古語의 倉庫)’라고 할 만큼 우리말의 옛 모습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의 변화를 많이 겪은 육지 말을 쓰고 있는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 사람들이 쓰는 옛말들이 낯설게 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제주도 방언에 대한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제주 방언은 국어의 대방언권으로서 제주도에서 쓰이는 방언이다. 그런데 방언구획을 도(道) 단위로 한 데에서 비롯되어 제주 방언을 ‘제주도(濟州道) 방언’이라 부르기도 하고, 행정 구획상 제주도에 속하면서도 방언 구획상 서남 방언에 속하는 ‘추자면’의 방언을 배제하기 위해 ‘제주도(濟州島) 방언’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대방언권에 대해 도(道)를 나타내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는 ‘제주 방언’이란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다. 이러한 제주 방언은 몽고어와 일본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방언은 하나의 대방언권이지만 방언권 내의 언어적 동질성이 매우 강하다. 정통적으로 제주 방언을,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山北)방언과 산남(山南) 방언으로 하위 구획해 왔지만 이 두 방언이 보여주는 언어적 차이도 다른 방언권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하나의 소방언권을 하위 구획한 방언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제주 해협은 제주도를 섬으로 만들었다. 제주 해협은 늘 바람이 살고 있어 거칠다. 옛 선인들의 표현을 빌리면 "이 섬(제주도)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서북풍이라야 하고, 나올 때에는 동남풍이라야 한다. 만일 순풍을 만나면 한 조각의 배라도 아침에 출발하여 저녁이면 건널 수 있으나, 동남풍을 만나지 못하면 매나 송골매의 날개가 있다고 하나 일 년의 세월이 바뀐다 하더라도 건널 수가 없다. 바다의 파도는 동남쪽이 낮고 서북쪽이 높다. 들어갈 때에는 그 기세가 조류를 거슬러 올라서는 것과 같은 형세여서 배의 운항이 마우 어렵다는 것이다. 재주와 목포 사이를 오가는 연락선을 타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제주 해협이 제주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토끼섬(북제주군 구좌읍)을 문주란(천연기념물 제19호) 자생지로 만들었듯이 제주 해협이 제주어를 방언학의 빛나는 존재로 만든 게 아닌가 한다.
1) 제주 방언의 모음 체계는 ‘ㅣ, ㅔ, ㅐ, ㅡ, ㅓ, °, ㅜ, ㅗ’ 9개의 모음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모음은 ‘예,얘,야,유,요,’, ‘위[wi],웨,왜,워,와’, ‘의’의 13개가 존재한다, 그런데 대체로 40대 이하의 방언 화자들은 단어의 첫 음절인 경우에도 ‘에’와 ‘애’, ‘오’와 ‘’를 구별하지 못하고 각각 ‘에[E]’와 ‘오’로 발음한다. 또한 제주도 방언에는 단모음 ‘ㅟ’와 ‘ㅚ’가 존재하지 않는다. 특이한 것은 ‘°’가 현존한다는 것이다.
2) 제주 방언에는 성조와 음장(音長)이 없다. 이는 음장(音長)이나 고저(또는 성조)등이 비변별적이라는 것이다.
3) ‘ㄴ’이나 ‘ㅁ’, 그리고 ‘ㅁ’을 포함하는 자음군(子音群)으로 끝나는 용언은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하더라도 뒤에 오는 어미의 첫 음절 자음을 경음화하여 발음하지 않는다

4) 제주 방언에는 ‘ㅇ’을 덧붙인 형태가 많이 나타난다. 이는 ‘ㅇ’이 포함되어 있는 접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데에서 비롯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예를 가지고 있다.
(2) ㄱ. 파랑허-(파랗다), 노랑허-(노랗다), 빨강허-(빨갛다)
ㄴ. 꺼멍허-(꺼멓다), 헤양허-(하얗다)
ㄷ. 경허-(그렇다, 그러다), 영허-(이렇다, 이러다)
ㄹ. 정허-(저렇다, 저러다), 어떵허-(어떻다, 어쩌다)
5) 제주 방언에는 다른 방언과 음운변화나 기원을 달리한 형태 또는 몽골어 등의 외래어가 관련되어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어휘가 많이 나타난다. 또한 단어 구성의 차이, 의미 영역의 차이를 보이는 어휘들도 많이 발견된다. 다음은 이러한 어휘들 중에 일부를 제시한 것이다.

6) 진행상(進行相)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는 ‘-암-/-엄-/-염-’ 등이 있다.
(4) ㄱ. 그디서 궤기 잡암서.(거기서 고기 잡고 있어요)
ㄴ. 밧테레 감저.(밭에 가고 있다)
7) 완료상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는 ‘-앗/엇/엿-’, ‘-안/언/연-’, ‘-시-’ 등이 있다. ‘-시-’는 ‘-이시>잇>ㅅ’의 변화 과정을 거친 것이다.
(5) ㄱ. 아시가 다 먹어 버렷저.(아우가 다 먹어 버렸다)
ㄴ. 느그 밥 먹언디?(너도 밥 먹었니?)
8) 예정상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는 ‘-겠-’, ‘-커-’, ‘-쿠-’ 등이 쓰인다. ‘-쿠-’는 청자 존대의 의미도 나타낸다.

9) 주격 조사로는 ‘이’와 ‘리/레’가 쓰인다. 자음 뒤에 ‘이’가 쓰이고 모음 뒤에 ‘래(리)/가’가쓰인다. 또한 ‘테레’가 구격조사 ‘으로’의 대응형으로 쓰인다. 공동격 조사에는 ‘과’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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