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Meursault)의 이름 그 자체 안에는 바다(Meur)와 태양(Sault)을 안고 있다. 이러한 양가성을 가진 ‘바다’와 ‘태양’의 이미지를 통해 뫼르소의 심리적 범주를 설정한다. ‘바다’ 즉, ‘물’은 모든 형체가 그 곳에서 태어나서 그곳으로 돌아갈 원초적 존재이다. 동시에 그것은 신비스럽고 사물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한편 그것은 죽음에 연결되기도 한다. 물로 들어감은 죽음을 체험하는 것이며 이와 반대로 물에서 나온다는 것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반면에 ‘태양’은 남성의 근원이다. 그것은 신(神)을 상징하기도 하며 파괴와 건설의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바다와 태양의 이미지를 이방인에 대립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이방인에서의 물의 이미지는 어머니, 바다와 직결된다. 거기에는 어머니의 존재에 대한 집요한 추구가 있다. 뫼르소가 어머니를 피할 수 없고 그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음은 그 이야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머니-바다-마리의 관계가 얽힌 이미지가 바로 물의 이미지이다. 이것은 뫼르소에게 출발과 회귀를 마련해 준다. 어머니의 장례식 직후 해수욕을 함으로써 모르소의 물의 여행은 시작되고 있다. 그 물에서 마리를 만나고, 그녀의 배 위에 눔는다. 부드럽게 고동치는 그녀의 배, 그것은 바다의 물결이며 궁극에는 모성적 물결로 연결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다시 마리와 함께 해수욕을 하러간다. 첫 번째 해수욕과 비교해 볼 때 바닷물과의 접촉에 의해 그의 목마름이 더해진다. 뫼르소는 바닷물을 마신다. 그리고 나서 이 번에는 그녀를 베고 눕는 대신 서둘러 그녀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이 때 창문을 열고 여름밤이 온 몸 위로 흘러감을 느낀다. 이와 같이 물처럼 ‘흐르는 밤’의 체험은 뫼르소의 물의 여행을 더욱 재촉한다. 사건이 난 일요일에 뫼르소는 다시 해수욕을 하러간다. 아침 출발 때부터 마치 따귀를 때리는 듯이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은 이미 극적인 사건을 암시하고 있다. 모래 위로 햇빛이 수직으로 떨어지고 바다 위에 반사된 광채가 견딜 수 없는 정오의 시간에 뫼르소는 ‘샘’을 찾아 간다. 그는 ‘샘’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다. 그러나 샘물 앞을 가로 막고 칼로 쳐들고 있는 남자가 있다. 이것은 뫼르소의 운명적 드라마이며 뫼르소의 물의 여행이 다다른 곳이다. 이방인의 물은 바다로 대표된다. 여기의 바다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원초적 정원과 죽음의 장을 나타내고 있다. 모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 직후에 바다로 나아가 마리를 만났다는 사실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의 끝에서 맞이하게 된 뫼르소의 죽음은 자신의 어머니에로의 회귀이며, 또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방인은 물의 소설인 동시에 태양의 소설이다. 이방인의 태양을 장례식의 태양, 살인이 있던 해변의 태양, 재판정의 태양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그것은 죽음이 있는 곳에 숙명처럼 태양의 존재가 끼어들기 때문이다. 이방인의 태양은 폭력을 동반하고 나타나곤 한다. 뫼르소(Meursault)라는 이름 자체가 죽음(Meur)으로 인도하는 태양(Sault)을 암시하고 있음은 앞에서도 언급한바 있다. 죽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태양은 이방인의 처음부터 야러 차례 나타난다. 장례식 날의 태양은 가장 두드러진 경우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투명하게 죽음을 암시하는 간접화된 태양과도 또한 여러 차례 마주친다. 시체 안치소에서 밤샘할 때 비추던 눈을 멀게 할 듯 한 전등 불빛이 그렇고, 유리창 너머로 햇빛들이 들어오고 순식간에 태양은 하늘 높이 치솟는다. 뫼르소는 태양의 포로가 되어 버리고 만다. 폭력적 모습의 태양은 일요일의 해변에서 더욱 강렬하다.
몇 주가 지난 후 일요일에 해변으로 다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따귀를 때리는 듯 한 한낮의 태양이 강하게 내리쬔다. 여기사 우리는 다시 장례식의 태양을 만나게 되고 그 태양의 폭력의 암시를 본다. 일요일 대낮의 해변은 완전한 부동 상태로 움직임을 멈춘 바다에 바람마저 불지 않고 있다. 다만 햇빛만이 수직으로 내리쬐어 바다 위에 부서진다. 태양은 정적, 바다, 모래와 결합하면서 세계를 비극의 무대 장치로 바꾸어 간다. 태양은 이렇게 뫼르소를 숙명으로 인도한다. 모든 것이 태양의 지배를 받게 되고 태양은 죽음을 가져오는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 이처럼 태양의 세계는 뫼르소의 살인을 필연적인 것으로 만든다.
태양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는 살인 직후 다시 ‘태양의 세계’와 대면한다. 심문을 받을 때 켜져 있는 사무실의 전등은 시체 안치실의 고문하는 듯한 전등이나 장례식 날의 짓누르는 태양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빛은 재판이 진행되는 근 1년의 세월 동안 강한 이미지로 작용한다. 또한 태양이 차단된 감옥 생활에서도 뫼르소는 두 가지 방법으로 태양과 만나게 된다. 우선 법정에 참석한 모든 인물들은 태양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뫼르소가 피고석에 앉았을 때 햇빛이 스며들어 법정의 인물을 하나 하나 둘러보게 해준다. 판사, 검사, 변호사, 증인들은 모두 뫼르소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태양의 역할을 하게 된다. 뫼르소는 자신을 단죄하는 그들을 바라 볼 때 자신을 조여 왔던 태양의 체험을 다시 하게된다. 이러한 체험은 재판 과정동안 더욱 짙어진다. 결국 그는 살인의 동기에 관한 물음에 ‘태양 때문에’라고 답변하게 된다. 살인 직전의 뫼르소 자신은 온몸이 녹아드는 듯한 태양의 짓누름으로 인해 그 자신이 태양의 세계로 흡수되는 듯 한 체험을 했으며, 이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방인은 어머니의 죽음에서 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그 주인공 뫼르소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에 어머니의 삶과 죽음의 모습이 이면에서 교차한다. 그의 어머니는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그의 삶과 죽음을 지배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죽음 속으로 몰아 넣는가 하면 그로 하여금 그 죽음 속에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무의식 세계 속에 자리 잡고서 그의 삶을 끝까지 이끌어 간다. 그를 이끌어 주는 어머니는 저녁이 ‘서글픈 휴지’와도 같은 오직 죽음만이 지배하는 고장의 양로원에 들어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 삶의 모습은 모든 희망을 포기한 절망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와는 반대로 죽음 속에서 그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그리고 삶을 다시 시작한 어머니의 성실하고 조용한 삶의 모습이다. 그는 바로 이러한 어머니의 자세 속에서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그 죽음 속에서 다시 태어나서 삶을 다시 시작한다. 죽음만이 인간의 행위에 그 진정한 의미를 부여한다. 삶에 대한 전통적인 모든 가치를 거부하고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야 말로 유일한 자유스러운 인간이다. 이방인은 죽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이라는 감옥 속에서의 삶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작가소개
알베르 카뮈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고 1923년 프랑스 중등학교 리세에 입학했고, 이후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으나 1930년 폐결핵으로 자퇴를 했다.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했다. 1942년 7월 존재의 부조리성(不條理性)을 다룬 《이방인(異邦人, L’?tranger)》과 동일한 주제를 철학적 에세이로 풀이한 《시지프 신화(神話)》를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고, 이어 《페스트》(1947)의 출간으로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평론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하여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문인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1957년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카뮈는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 집필 작업에 들어갔으나, 3년 후인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쳤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표리(表裏)》(1937), 《결혼》(1938), 《정의(正義)의 사람들》(1949), 《행복한 죽음》, 《안과 겉》, 《적지와 왕국》, 《전락(轉落)》(1956), 희곡 《오해(誤解)》(1944)와 칼리굴라(Caligula)》(194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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